#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작은도서관에서는 무슨 책을 읽을까?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4월 [기억해야만 하는 4월]

기억해야만 하는 4월


세월호 참사와 제주 4.3이 속한 달, 4월



오시은(어린이청소년책 작가)



4월은 찬란하고도 슬픕니다. 풍경을 밝히던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고, 겨우내 붉은 생명력을 보여주던 동백꽃은 바닥으로 뚝뚝 떨어집니다. 4월은 그토록 고운 꽃이 피고 지는 걸 똑똑히 지켜봐야 하는 달입니다.

올해 4월은 세월호 참사 10주기이며, 제주 4.3 76주년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벚꽃이 흩날리던 시기에 일어났고,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은 그날의 희생자를 닮았습니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단원고 학생들이 남긴 마지막 사진에도 벚꽃이 많았습니다.

제주 4.3은 동백꽃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시기와 맞물립니다. 꽃송이 채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꽃은 떨어진 후에 시들기 시작합니다. 강요백 화가는 <동백꽃 지다>라는 작품에서 제주 4.3으로 인한 희생자를 동백꽃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때부터 동백꽃은 제주 4.3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제주 4.3은 국가 폭력에 의해 국민이 희생된 역사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가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지 않아 304명이 목숨을 잃었고, 국가가 이념 전쟁으로 국민을 희생시키는 데 앞장섰기에 3만 명이나 되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는 그날의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로 이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고은 외 68인, 실천문학사, 2014)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3개월 만에 나온 책입니다. 그렇기에 여기 실린 시들은 기록에 가깝습니다. 그 당시 우리가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느꼈으며, 무엇을 했는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시인의 입으로 증언된 나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짐했던 수많은 약속을 상기하게 됩니다. 잊진 않겠다던 다짐, 가만히 있지 않겠다던 다짐, 함께 하겠다던 다짐을 말입니다. 그날로부터 10년이 흘렀습니다. 망각이 그날의 기억을 어디론가 끌고 가 흐릿하게 만들고도 남을 시간이지요. 이번 봄에는 깊숙이 넣어둔 상자를 꺼내 보듯 이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책머리에 이런 말이 실려 있습니다.

“이 시집은 우리의 슬로건이다.”

여기 실린 시들은 우리 모두의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 중 단원고 희생자는 261명입니다. 『바다로 간 별들』(박일환, 우리학교, 2017)은 단원고 희생자의 이야기가 담긴 장편 소설입니다. 저자인 박일환 작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시인으로 활동했습니다. 오랫동안 아이들 곁에 있어서였을까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꾸밈이 없습니다. 그저 내 아이 같고, 조카 같고, 이웃 같은 모습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인 겁니다. 단편 소설로 등단했지만 20년 넘게 시를 쓰던 작가가 긴 호흡의 글을 다시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무엇이 작가에게 시가 아닌 소설을 쓰게 만들었을까요? 짧은 몇 마디로 담아내기에는 벅찼던 아이들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를 희생자로 만들었습니다. 자식을 잃고, 친구를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한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남겨진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슬픔을 딛고 살아야 할 희망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손 놓고 있던 국가와 방관자들을 향해 묻게 됩니다. “도대체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라고 말이죠. 대답 없는 질문에 이 책이 답을 줄 겁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던 T.S 엘리엇의 시는 정신의 피폐함을 역설하기 위한 표현이었습니다. 시의 속뜻이야 어찌 되었든, 우리 역사에서 4월은 말 그대로 잔인한 달이 맞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제주 4.3이 속한 달이기 때문입니다.



『곤을동이 있어요』(오시은 글, 전명진 그림, 바람의 아이들, 2024)는 제주 4.3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그 일이 있기 전 곤을동은 꽃이 피고, 멸치잡이를 하고, 연자방아를 돌리고, 함박눈이 돌담에 솜이불처럼 내려앉는 평화로운 마을이었습니다. 그토록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 이야기가 절제된 언어와,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집니다.

제주 4.3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이념 전쟁에 휘말려 제주 도민 3만 명이 목숨을 잃은 우리 역사입니다. 당시 미군정의 지휘 아래 있던 군과 토벌대는 한라산에 숨어든 무장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해안가에서 5km 안쪽에 위치한 중산간 마을을 모조리 불태웠습니다. 그 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습니다. 그때 사라진 대부분의 중산간 마을은 이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곤을동은 중산간이 아니라 해안가에 있는 마을입니다. 해안가 마을이 초토화 작전에 휘말려 사라지게 된 건 무장대가 숨어들었다는 소문, 단지 그 소문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곤을동에 가면 남겨진 밭담과 집터를 볼 수 있습니다. 해안가에 있기에 풀숲에 뒤덮이지 않아 마을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삶과 죽음이 너무 가까이 달라붙어 있던 그때의 이야기”가 우리 역사에서 얼마나 큰 비극이었는지 『곤을동이 있어요』는 담담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제주 4.3을 담은 또 다른 책 『섬, 1948』(심진규, 천개의 바람, 2022)은 죄 없는 민간인을 학살하라는 상관의 명령을 실행할 수 없었던, 그리고 그런 명령을 내리는 상관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군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입니다.

당시 이들의 상관이었던 박진경 대령은 “30만 제주도민을 다 희생시켜도 좋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무차별 토벌 작전에 앞장을 선 인물입니다. 실제로 그는 두 달 만에 중산간 마을에서 수천 명을 잡아들인 일로 대령이 되기에 이릅니다. 당시 제주도의 무장대 숫자는 많이 잡아 500명 남짓이었습니다. 그렇다면 500명을 제외한 수천 명은 누구였을까요? 7년 7개월 동안 희생된 3만 명은 또 누구였을까요? 짐작대로 민간인이 맞습니다. 이러한 진실을 군인들이라고 몰랐을 리 없습니다. 그러니 명령이 아닌 진실을 따르는 이가 생길 수밖에요.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 그리고 이들과 같은 마음이었던 군인들은 박진경 대령을 암살합니다. 이 일로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는 총살당하고, 나머지는 중형을 받게 됩니다. 이때 문상길 중위의 나이 22살, 손선호 하사의 나이 20살입니다. 이들 역시 동백꽃 같은 목숨이었던 겁니다.

벚꽃과 동백꽃이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아올 봄에 다시 필 겁니다. 아주 고운 모습으로요. 다시 필 꽃을 기다리며 4월에는 세월호 참사와 제주 4.3을 담은 이야기를 곁에 두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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